배움 그쳐 하염 없은 겨르로운 도인은
구름의 자취며 학의 양자어니 어디 붙으리오
봄이 깊거늘 깊은 새 돌아오지 아니하니
바위 가에 모든 꽃이 제 피락지락 하놋다
둘째 구절은 구름이 뫼 봉우리에 나, 동서에 마음 없으며, 학이 하늘에 떠 아래와 위에 붙지 않으니, 그러면 일없는 도인이 이와 서로 같거니, 어찌 유(有)와 무(無)와 중간(中間)에 붙으리오.
셋째, 넷째 구절은 우두산(牛頭山) 나융(懶融) 선사(禪師)의 일이니, 나융(懶融)이 사조(四祖) 뵙지 못하고 계실 적엔 범정(凡情)이 스러지고 성경(聖境)이 앞에 나타날새, 여러 하늘이 밥을 보내며, 온갖 새들이 꽃을 물어 공양하다가, 사조(四祖)를 뵈온 뒤에는 성경(聖境)이 또 없고 각별한 기특도 없어 범부(凡夫)와 다름이 없었다. 여러 하늘과 힌새를 찾을 수 없으니 그래서 이르기를 '봄이 깊거늘, 깊은 새 돌아오지 아니하니, 바위 가에 꽃이 제 피고 지다' 라고 하셨다. 이 경계는 여러 하늘과 힌 새 따름 아니라 부처와 조사도 엿볼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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