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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천강, 평등과 자유의 열쇠/간섭

5.6 또 누구를 브트뇨?

hacker


도적을 그르 알아 깊이 아들 삼으니

() 다솜이 마음에 얽혀, 알지 못하누나

기다려 다할 되어, 그대를 보라

가업(家業) 서의케 함은,  누구를 브트뇨


() 다솜이라고 새긴다. 원문은 오미이다. '다' 명사형이다. () 사랑이고 () 다솜이다. 언해불전의 말투가 그렇다. 거짓을 닷온다. 황량(荒凉) 서의하다라고 새긴다. 사전에 따르면 황량은 황폐하여 거칠고 쓸쓸하다 뜻이다. 가업은 집안의 일이다. 집안의 일이 황폐하고 거칠고 쓸쓸해졌다.

흐웍하며 서의함을 조초하여


이런 구절도 있다. ‘흐웍하다 서의하다 대구로 쓴다. 농담(濃淡) 대구이다. 짙고 옅고, 진하고 묽고, 그런 대구이다. 검은 먹과 맹물만으로 그리는 그림, 먹의 농담이 생명이다. 짙고 옅음만으로 입체나 원근, 삼차원을 그려낼 있다. 잿빛 만으로 총천연색을 상상할 수도 있다. ‘서의하다 옅고 묽다는 말이다. 집안의 일이 묽어졌다. 한자를 따져 보면 황량이란 말도 없다. 썰렁해진 집안, ‘서의하다 말로도 충분하다.

누구를 브트뇨?


븥다라는 , () 새긴 말이다. 자유(自由) ()이다. ‘서의해진 집안, 누구 탓이냐 물음이다. 원인을 묻는다. 도적을 아들로 삼았다고 한다. 도적을 아들로 삼는다면 뻔하다. 당연 집안이 썰렁해진다. 도적이 제집처럼 드나들면 제집의 것들을 훔쳐가고 앗아가기 때문이다. 첫째는 도적탓이고 둘째는 도적을 아들로 그르 탓이다. () 거짓이다. ‘거츨다라고도 새긴다. 도적을 그르 알아 아들 삼는 까닭은 아들을 깊이 닷오기 때문이다. 깊은 다솜이 거츤 다솜으로 이어진다. 도적도 나쁘지만 거츤 다솜에 거츤 아롬, 이것도 나쁘다. 도적을 탓하자면 남의 탓이 된다. 거츤 아롬에 거츤 다솜을 탓하자면 제탓이 된다. 자유(自由), 제쥬변이 된다. 제쥬변을 제가 망친다. 거츤 아롬에 거츤 다솜, 때는 모른다. 알아 차릴 날을 기다려야 한다. 집안을 망친 도대체 누굴까? 그렇다면 이미 늦었다. 누구를 붙는가? 그래서 하는 소리이다. 도둑놈도 나쁘지만 속고 빼앗기는 놈도 바보다. 지나고 나서 물어 봐야 때는 늦었다.

깨어 아롬은 예로부터 찰나에 있나니

구태여 괴로이 부지런히 아니 하여도, 앉아서 이익을 얻으리라.


성각(省覺) 깨어 아롬이라고 새긴다. 잠에서 깨어 아는 일이다. 잠에서 깨는 순간이 모로기 아는 순간이다. 예나 지금이나 같다. 본래 뒷논 , 본래 있고, 본래 있다. 눈이 있다면 있다. 빛을 비추면 찰나에 모로기 보고 모로기 안다. 달리 애를 필요가 없다. 뜻의 뿌리가 있다면 있다. 모로기 안다. 본래 뒷논 , 본래 자유, 본래 평등이다. 눈이 있고 골이 있다면 모로기 보고 모로기 안다. 그게 눈이고 그게 골이다. 뻔한 이야기, 달리 애써 증명할 필요도 없다. 본래 평등한데도 평등하지 않은 까닭, 본래 자유로운 데도 자유롭지 못한 까닭, 도적의 탓이다. 남탓도 있지만 제탓도 있다. 속이는 이도 있지만, 속는 이도 있다. 본래 뒷논 , 잠을 깨는 가장 쉽다. 빛을 비추는 가장 쉽다.

남이 외다 함을 므던히 너교리니


임타비(任他非) 이렇게 새긴다. 이런 번역, 새김도 재미있다. 남이 나를 외다고, 그릇되다고 비난하고 비판한다. 이런 것이 타비(他非)이다. ()이란 글자는 므던히 너기다 새긴다. 가벼이 여겨 넘기라는 말이다.

흐웍하며 서의홈을 조초하야


여기서는 임타(任他) 조초하야라고 새긴다. () 맡다또는 맡기다라는 뜻이다. 남의 , 제가 좋아서 제가 하는 일이다. 제탓이다. 제가 원인이다. 남의 , 남의 짓인듯 맡겨 두라는 말이다. 도둑질을 하건, 도둑의 꾀를 부리건 꾀에 넘겨 두라고 한다. 가벼이 넘기라고 한다. 속는 놈이 바보라지만, 그렇다고 속이는 놈의 꾀를 가벼이 여기라는 말은 아니다. 속건 속이건, 집안을 망친다면 원인이 있다. 붙는 자리가 있다. 망한 뒤에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지만, 후회하고 반성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나의 , 집안의 , 내가 챙기는 우선이다. 내가 가진 , 나의 자유, 내가 원인이다. 도둑놈을 도둑놈이라고 욕하는 것은 남의 것을 앗아 가기 때문이다. 자유, 평등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도둑의 꾀를 고약하다고 하는 까닭도 마찬가지이다. 제가 가진 , 그것만 가지면 된다. 남이 가진 그걸 건드리면 도둑이고 도둑의 꾀가 된다. 그게 자유이고 그게 평등이다. 무엇보다 먼저 그걸 제가 알아야 한다. 제것은 제가 챙겨야 한다. 제가 가진 , 제쥬변이 소중하다면 남이 가진 남의 쥬변도 소중한 법이다. 넘보고 앗아가고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꿈도 꾸지 못하도록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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