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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천강, 평등과 자유의 열쇠/간섭

5.1 도마뱀붙이

붙는 발


도마뱀붙이

도마뱀붙잇과의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서, 발바닥에 빨판이 있어 다른 물건에 달라붙는다.


중학교 과학책에서 보았던 말이다. 사전을 찾아 보면 일본 게코(Gekko japonicas)라는 학명도 붙어 있다. 북한에서는 집도마뱀이라고 부른단다. 그전에는 흔히 보던 도마뱀이 도마뱀붙이란다. 그리고 이게 게코란다. 게코는 귀엽다. 세계에 인기도 높다. 아무튼 놈은 어디든 붙는다. 벽이건 천정이건, 심지어 매끈한 유리벽도 자유자재로 붙는다. 그래서 붙이란다. 그런데 도마뱀붙잇과라는 이름을 보고는 다시 헷갈리기 시작했다.

-붙이

어떤 물건에 딸린 같은 종류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


사전을 보면 “-붙이 말이 의외로 많다. 금붙이나 쇠붙이로부터, 피붙이 살붙이, 겨레붙이…… ‘어디에 딸린 종류’, 그렇다면 ‘–붙이 ‘–()’, 같은 아닌가? 그래서 나는 도마뱀에 딸린 종류, 도마뱀과가 도마뱀붙이라고 여겼다. 하여간 도마뱀붙이는 어디나 달라 붙는다. 붙는 것도 -붙이고, 딸린 것도 -붙이다. 붙는 -붙이, 딸린 -붙이, 모두 붙다로부터 나왔다. 그러고 보니 부터 말도 같은 붙이다.

언해불전을 보다 보면 말장난도 늘어간다. 붙다의 말놀이, 언해불전에는 말이 정말로 많이 나온다. 똑바로 말하자면 붙다라는 말의 붙이들이다. 갖가지 까다로운 한자말을 '붙다'로 풀어 쓴다. 이게 절묘하다. 게다가 재미있다. 언해불전의 말투를 보면, '붙다', 하나만 잘 써도 말이 엄청 쉬워진다. 번득해진다. 언해불전의 우리말투, 하나만 꼽으라면 망설일 것도 없이 '붙다'를 꼽는다. 이 한마디에 한자말을 바라보는 언해불전의 관점, 눈이 담겼다. 도마뱀붙이, 그래서 이 말이 반갑다. 이제 부터 이야기를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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