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는 발
도마뱀붙이
도마뱀붙잇과의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서, 발바닥에 빨판이 있어 다른 물건에 잘 달라붙는다.
중학교 과학책에서 보았던 말이다. 사전을 찾아 보면 일본 게코(Gekko japonicas)라는 학명도 붙어 있다. 북한에서는 ‘집도마뱀’이라고 부른단다. 그전에는 흔히 보던 도마뱀이 ‘도마뱀붙이’란다. 그리고 이게 게코란다. 게코는 귀엽다. 온 세계에 인기도 높다. 아무튼 이 놈은 어디든 붙는다. 벽이건 천정이건, 심지어 매끈한 유리벽도 자유자재로 붙는다. 그래서 ‘붙이’란다. 그런데 ‘도마뱀붙잇과’라는 이름을 보고는 다시 헷갈리기 시작했다.
-붙이
어떤 물건에 딸린 같은 종류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
사전을 보면 “-붙이”란 말이 의외로 많다. 금붙이나 쇠붙이로부터, 피붙이 살붙이, 겨레붙이…… ‘어디에 딸린 종류’, 그렇다면 ‘–붙이’와 ‘–과(科)’, 같은 뜻 아닌가? 그래서 나는 도마뱀에 딸린 종류, 도마뱀과가 도마뱀붙이라고 여겼다. 하여간 도마뱀붙이는 어디나 잘 달라 붙는다. 붙는 것도 -붙이고, 딸린 것도 -붙이다. 붙는 -붙이, 딸린 -붙이, 모두 ‘붙다’로부터 나왔다. 그러고 보니 ‘부터’란 말도 같은 붙이다.
언해불전을 보다 보면 말장난도 늘어간다. 붙다의 말놀이, 언해불전에는 이 말이 정말로 많이 나온다. 똑바로 말하자면 ‘붙다’라는 말의 –붙이들이다. 갖가지 까다로운 한자말을 '붙다'로 풀어 쓴다. 이게 참 절묘하다. 게다가 재미있다. 언해불전의 말투를 보면, '붙다', 하나만 잘 써도 말이 엄청 쉬워진다. 번득해진다. 언해불전의 우리말투, 하나만 꼽으라면 망설일 것도 없이 '붙다'를 꼽는다. 이 한마디에 한자말을 바라보는 언해불전의 관점, 눈이 담겼다. 도마뱀붙이, 그래서 이 말이 반갑다. 이제 부터 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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