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모년모일 구법(求法)의 사문 아무개는 다과와 제철 음식을 차려 해동의 교주(敎主), 원효보살께 공양합니다. 삼가 이치는 가르침으로 말미암아 드러나고 도(道)는 사람을 통해 넓게 퍼집니다. 풍속은 경박스럽고 시절은 야박해지니 사람은 떠나고 도(道)는 망가졌습니다. 스승은 각기 자신의 종습(宗習)만을 북돋우려 하고, 제자들은 또한 보고 들은 것만을 집착합니다. 자은(慈恩)의 백본(百本)이나 되는 담론에 이르러서는 명상(名相)에만 집착하고, 천태산(天台山)에서의 90일간의 설법은 이관(理觀)만을 존중하고 있으니, 어느 한구석 얻어서 본받을 만한 문장들이라고 할 수는 있겠으나, 두루 통한 가르침이었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오직 우리 해동의 보살이 성상(性相)을 함께 밝히고 고금(古今)을 자세히 살펴 백가(百家..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 2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