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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과 함께 읽는/道를 證한 노래는

037_01 온적 불린 굳음

증도가 현각의 노래

진승(眞乘)을 표(表)하니,


허(虛)하며 거츨지 아니하야,

진사(塵沙) 같은 그지없는 뜻을, 다 가졌나니라,

굳음이 온적 불린, 금(金) 같으니,

굳은 망치와 매운 불로, 속절없이 서로 시험(試驗)하도다.


위(僞)란 글자, '거짓'이라고 새긴다. 여기선 '거츨다'라고 새긴다. 망(妄)이란 글자도 똑 같이 새긴다. 허(虛)는 '비다'이다. 허위와 허망, 같은 말로 다룬다. 속이 텅 빈 거짓의 일이고, 거츤 말이다. 티끌 같고 모래알 처럼 그지 없는 뜻이 그 속에 다 담겼다. 남명은 영가의 진승(眞乘)과 영가의 '나톰'을 이렇게 기린다. 대단한 나톰, 쓸모도 많단다.

언해불전은 진금(眞金)을 '진딧 금(金)'이라 새긴다. 금은 쇠이다. 진금은 굳고 단단하다. 그래서 남명은 '진딧 승(乘)'을 '진딧 금'에 비긴다. 굳고 단단한 쇠, 남명은 백련금(百鍊金)이라 부른다. 언해는 '온적 불린 쇠'라 새긴다. 연(鍊)이란 글자, '불이다'라고 새긴다. '불리다'의 옛말이다. 돌과 쇠가 섞인 것은 광(鑛)이라고 부른다. 맹렬한 불꽃, 매운 불에 녹여 쇠를 추려 낸다. 모루에 놓고 마치로 두들긴다. 다시곰 달구고 두들기고, 두들길수록 돌이 빠지고 쇠만 남는다. 점점 더 굳어진다. '불리다'는 그런 일이다.

'온적 불욘 쇠', 철저, 사뭇 두들겨 사뭇 쇠만 남았다. 돌과 쇠의 짝이라면, 쇠의 극단이다. 가짜와 진짜의 짝이라면 진짜의 극단이다. 더 이상 두들겨 봐야 변함이 없는 쇠, 남명은 '속절없다'고 한다.

정(精)은 섞은 것 없음을 이르시고,


남명의 백련금, 언해는 정금(精金)이라 부른다. 섞은 것 없는 쇠, 언해는 '고르다'고 새기기도 한다. '고르다'는 '순수하다'는 말이다. 정금은 순금이다. 마치와 불로 이룬 쇠이다. 언해는 다시 '아롬'으로 돌아간다.

마(魔)는 마왕(魔王)이오, 외(外)는 외도(外道)이라.


돌과 쇠가 짝이라면, 마외(魔外)는 부처의 짝이다. '우리 가문(迦文)이', 함허의 말투이다. 언해는 마왕과 외도를 매운 불과 굳은 마치에 비긴다. 석가모니의 아롬과 마외의 아롬, 석가모니의 아롬은 마외의 아롬 속에서 얻은 아롬이다. '마외옷 아니면', 석가모니의 아롬도 없었다. 이것도 부처의 아롬을 읽는 언해의 말투이다. 짝의 말투이다.

정금도 돌과 쇠가 섞인 광(鑛)으로부터 나온다. 매운 불과 굳은 쇠, 남명은 '시험'이라고 부른다. '결정한 말로 나토는 진승', 남명은 이제 믿으라고 한다. 더 이상의 시험은 '속절없다'고 한다. 도(徒), 헛된 시험에 헛수고 말라고 한다. 마르면 마시고, 고프면 찍먹는다. 영가가 나토는 결정한 말이다.

증도가, 그대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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