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 남이 없으리오
남이 이 망(妄)이니
망(妄) 일어남이 뿌리 없어, 곧 실상(實相)이니라
하룻 밤에 조계(曹溪)의 물이, 거슬러 흐른대
평인(平人)이 그지없이, 물결을 좇니라
평인(平人)은 상녜 사람이라.
남이 이 망(妄)이라 함은 생멸이 다 이 망(妄)이라.
뿌리 없다 함은 본래(本來) 제 생(生) 없으며, 이제 또 멸(滅) 없는 뜻이라.
곧 실상(實相)이라 함은 생(生) 없으며, 멸(滅) 없는 곳이 이 실상(實相)이라.
물이 거슬러 흐르다 함은 스승과 제자(弟子)의 도(道)가 합(合)한 뜻이니, 한 산사(算師)가 천태산(天台山) 국청사(國淸寺)에 있더니, 하루는 이르되 문(門) 앞의 물이 거슬러 흐르면 내 도(道) 전(傳)할 사람이 오리라 하거늘, 이튿날에 일행선사(一行禪師)가 가 그 술(術)을 다 전(傳)하니라. 영가(永嘉)와 육조(六祖)가 일행(一行)과 산사(算師)와 같으니, 그럴새 이르시되 '조계(曹溪)의 물이 거슬러 흐르다' 하시니라.
실상(實相)은 본래(本來) 모르니, 아니 없거늘, 영가(永嘉)가 조계(曹溪) 가샤 하룻밤 자시고, 무생(無生)을 아시니, 이 모르며 앎이 나뉘어 여니, 그럴새 이르시되, '평인(平人)이 그지없이 물결을 좇다 하시니라.
산사(算師) 산 두는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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